이성을 유혹하는 방법 2

 | ㅃ^
2007/04/24 23:36

예쁜 조카들을 자주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이며, 게다가 조카들이 객관적으로도
예쁠 경우에는 그 즐거움이 더하다.  원래 태어나기를, 아이를 좋아하는 DNA가 내재되어 있어서 그런지
내가 조카들과 놀아준다기 보다는, 조카들이 외로운;; 삼촌과 놀아준다는 표현이 맞을듯.

하지만 참 신기한건, 내가 녀석들과 놀고싶어서 블럭을 쏳아놓고, 마술을 부리겠다며 트럼프로 유혹을 하며
조카 섭외에 혈안이 되어있을때, 정작 녀석들이 찾는 이는ㅡ '쇼 진품명품'을 보고있는 아버지.

7살, 3살밖에 안된 녀석들이 3천만원짜리 고려청자에 관심이 있을리가 만무한데,
할아버지의 두툼한 뱃살위에 올라타서 까르르하는 웃음으로 온갖 재롱을 다 부린다.
(아기사랑엔 뱃살이 필수인가보다)

참 신기한건, '사는게 뭔지, 허허' -라 중얼거리며
널부러져 있는 토마스 기차를 곁에 두고, 패배감에 젖은 표정으로 누워있으면
금새 내 눈앞에 나타나서는 뺨에 키스를 하며 마술을 보여달라 때를 쓴다.





삼쫀 마술마술~~


그럼 나는 다시 애정어린 관심을 보이지만-
괘씸한 녀석들은 이내 무관심한 누군가를 찾아서 내 방을 나가고 없다.
이 놈들, 벌써 연애의 강약 중강 약을 아는 것이냐.

아마 이녀석들은 '무관심한 누군가'를 찾아서 자신들에게 애정을 바치게 하는데에
즐거움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surely, they deserve it)



그럼, 약간 이전으로 돌아가서-

중학교 2학년때인가.  교실 뒤켠에서 친구들과 말타기 놀이를 하고 있을때,
책상에 걸터앉아 다리를 앞뒤로 흔들며 흥미롭게 구경하던 S양.
항상 남자들에게 둘러싸여 있어서 얼굴조차 보기 힘들었던 그녀가, 나의 말타기를 친히 구경하고 있다니!

어린 마음에 망사스타킹이; 친절한 눈웃음이 마음에 들어서 그 아이를 마음에 들어하고 있었고,
'흐음. 이런게 짝사랑인가'라는 생각도 했었는데-  얼마전 12년만의 조우를 하여
예전의 이야기들을 쉼없이 쏟아내던 중, 밝혀진 그녀의 결론은-


'난 굉장히 적극적이었다구.'


지금이나 그때나 눈치없는 관계로 그녀가 보여줬던 많은 표현들을 알아챌리 없었고,
낯가림과 수줍음이 심했던 나로서는 그녀에게 감정 표현 하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었다.
날라리 녀석들만 '나 너 좋아해'라고 하는줄만 알았지 뭡니까.






오랜만입니다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 녀석이 내게 해준 것들이 참 많았다.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집에 와서는 '정말 그랬었나?' - 하는 마음에 이전에 받았던 여러가지 things를 살펴보는데-
왠지 그녀석이 '난 굉장히 적극적이었다구'라고 외치는 하울링이 귓가에 들리는듯..;;  -┏


그녀가 홀로 적극적이었다며 12년전의 헛된 노력을 원망스럽게 하소연했던 것은
그때나 지금이나 '나 너 좋아해'라는 확 깨는 멘트를 던질만한 무식한 '깡'은 없지만,
'응, 나 역시' 라며 소극적으로 대응해줄만한 'advanced한 쑥스러움' 내지는
'minimal 한 적극성'으로 그녀를 대했다는 정도의 이유?

어쩌면, 그녀도 내 조카들 마냥 '무관심한 누군가'에게서 관심을 끄는 것에, 스스로 매료되었던 것일런지도 모른다.


...


여차저차 해도, 수학 공책을 주고받던 사이가 이제는, 명함을 주고받는 사이가 되어서
피식하는 웃음만 났던 짧은 술자리.


근데, 내가 정말 무관심해 보이긴 하는걸까?




총평 :

그녀와의 데이트 보다는, 슬램덩크 13권이 더 기다려졌던 안타까운 학창시절이란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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ㅃ^

2007/04/24 23:36 2007/04/24 23:36
Posted by 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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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e
    2007/04/29 21:5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조카들은 점점 서로 닮아가는듯*.*
    첫째는 왠지 오빠랑 느낌이 비슷해요ㅋ/
    • ㅃ^
      2007/05/01 23:41
      댓글 주소 수정/삭제
      나 닮았다는 이야기를 조카가 듣고 실망할까봐 두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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